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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신문(2012.7.2)이어주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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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05회 작성일 12-07-02 09:37

            본문

            배 진 성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있다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다
            섬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나를 밟고 지나간다
             
            내 안에 섬들의 발이 있다
            내 가슴 속에 섬들의 발자국이 있다
             
            내 가슴 속에 이어도가 있다
            내 가슴 속에 이어주는 섬이 있다
            나는 징검다리 같은 이어도가 된다
             
             ― 계간 <리토피아> 여름호에서

            ■배진성
            ○ 1966년 출생
            ○ 1988년 <문학사상> 신인발굴 당선
            ○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 시집 『땅의 뿌리 그 깊은 속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이 지상에서』, 『길 끝에 서 있는 길』

            ■감상평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주변의 누구도 내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다. 아무리 하찮은 사람이라도 반드시 안고 가야할 중요한 존재들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제각기 섬이고, 그 섬들이 서로 딛고 건너야 하는 중요한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하찮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없으면 다음 발을 더 내디딜 수가 없게 된다. 다음 징검다리가 없어 절망하고 있을 때, 그 급류 속에서 간간히 얼굴을 드러내는 징검다리를 발견한다면 그의 기쁨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시인은 스스로 이 숨어있는 징검다리가 되고싶어 한다. 모습을 드러내고 말라있는 징검다리가 아니다. 숨어서 늘상 젖어있는, 숨어있다가 발견되어 그에게 더 큰 기쁨을 주는, 세상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이어도는 섬이다. 이어도는 풍랑이 높게 일어야만 보이는 섬이다. 파도가 잔잔하면 볼 수 없는 상상 속의 섬이다. 풍랑이 일면 얼굴을 드러내고 섬들을 이어주는 섬이다. 
            / 장종권(시인, 계간 <리토피아>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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