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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문제가 몰고 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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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03회 작성일 11-10-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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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한 중국이 미칠 영향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다”


            이어도 남서쪽 0.8㎞ 지점에서 침몰선박 인양작업을 하던 한국 업체의 작업 현장에 지난 6월 13일 중국 관공선(官公船)이 나타나 “허가 없이 중국 영해에서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 일은 7월 2일과 5일에도 되풀이되었다. 관공선은 우리나라 해경 경비정에 해당하는 중국의 국가선박이다.

            마라도에서
            동중국해 쪽으로 149㎞(약 80해리) 떨어진 이어도는 섬이 아닌 수중돌기물에 불과하지만 2003년 6월 10일 완공된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지가 있어 우리에겐 더없이 소중한 곳이다. 이곳은 가장 가깝다는 중국섬 퉁다오(童島)로부터도 247㎞(약 133해리)나 떨어져 있어 어느 누구도 한·중 중간선의 우리 쪽에 있음에 대해 이의를 달 수 없는 곳이다.

            중국도 체약국인 유엔 해양법협약에는 영해 폭에 대해 기선에서 12해리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안국이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제3조). 오늘날 소말리아 등 7개국이 200해리 영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12해리 영해를 채택하고 있고 중국도 1992년 2월 25일 제정된 영해법에서 그 폭을 12해리로 정해 놓고 있다(제3조). 그런데도 중국 관공선이 이어도 해역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71년 석유컨소시엄 걸프사가 유정굴착장치 ‘글로머 4호’를 투입해 군산
            앞바다에서 석유시추에 나서자 수척의 중국 경무장 어선이 몰려와 최소한 4회에 걸쳐 탐사용 전선을 절단한 일이 있었다. 1973년 초 유징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이번에는 코마급 포함(砲艦) 수척이 나타나 장치에서 1마일 되는 곳까지 접근했다가 물러난 후 인근에서 3일간 머물며 위협적 자세를 취한 일도 있다. 그때 시추지점은 서해 한·중 중간선에서 훨씬 우리 쪽에 있는 해역이었다.

            중국의 이 같은 행태는 ‘무릇 하늘 아래 있는 것 치고 중국 것이 아닌 게 없다’(普天之下 莫非王土)는 그들의 전통적 세계관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고, 언제 실현될지 모를 한·중 간 해양경계 획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방치했다간 한국 측 권리주장이 기정사실로 굳어질지 모른다는 조바심에서 나온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어느 쪽이든 그들의 행태는 불법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유엔 헌장은
            무력행사뿐 아니라 무력에 의한 위협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제2조4).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의 금지는 현 국제법상 강행규범으로 돼 있다.

            카리브해의 두 나라 수리남과 가이아나 사이에 해양경계선에 관한 분쟁이 있었다. 이것은 동일한 해역에 대해 두 나라가 서로 자국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일어난 분쟁을 말하는 것이다. 분쟁
            수역에서 가이아나 측 탐사선이 탐사활동을 하던 중, 몇 척의 수리남 해군 함정이 나타나 그곳이 자국 해역이라면서 12시간 이내에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결과에 대해 탐사선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탐사선은 철수했다.

            그 후 양국 간에 있었던 중재재판에서 이 문제가 쟁점 중의 하나에 포함되었다. 재판정에서 수리남은 그곳이 자국 수역이며 자국 함정들이 취한 행동은 자원이 탈취되면 자국 경제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것이기에 침입자를 물리치지 않을 수 없어 취한 법집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소는 2007년 9월 17일 수리남 함정들의 소행을 ‘유엔 해양법협약, 유엔 헌장 및 일반 국제법에 위반된 무력사용의 위협’이라고 판정했다.

            지금 중국은 항공모함을 도입하는 등 해군력 증강에 혈안이 되고 있다. 해남도에서 발진한 중국 공군기가 남사군도 상공에서 작전 후 귀환할 수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사정이었는데 항공모함의 도입으로 이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연안방위 및 해양자원의 보호를 임무로 했던 중국 해군은 이제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되었다.

            김찬규(국제상설중재재판소 재판관)

            2011/10/11-국민일보-기고문(김찬규 국제상설중재재판소 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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