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2. 3. 25) [최보식이 만난 사람] "중국, 이어도 뺏으려고 무력점령 준비 중"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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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012. 3. 25) [최보식이 만난 사람] "중국, 이어도 뺏으려고 무력점령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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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2,063회 작성일 12-03-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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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중국 측의 '선전포고'… 대책 없는 평화주의자들 너무 많아"

            중국은 돌발 점령의 챔피언 "이어도에 오성홍기 꼽아야 국가 주권 수호할 수 있다"
            해양경계는 '중간선' 원칙 대세…
            中, 대륙붕과 해안선 등 기준 삼아 이승만 대통령 '대마도 우리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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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측의 '선전포고'다. 이어도를 무력으로도 점령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명색이 정당 대표라는 사람이 '이어도는 암초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런 X새끼들…."

            강효백(53) 교수는 격정적인 사람이었다. 흥분을 잘했고, 흥분하면 질문과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 하지만 그가 쓴 책 '중국의 습격'은 흥미로웠다. 이런 대목이 나온다.

            "중국은 이어도 해역을 자국 영해로 여기고 있다. 중국이 어느 날 이어도를 꿀꺽한 후 시치미를 떼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그까짓 암초와 암초 위의 시설물 하나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없다'고 충고하는 우리 지도층 인사의 수도 적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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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nicon_img_caption.jpg 강효백 교수는“이어도가 암초에 불과하다는 이들은 매국노이거나 무식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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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출간되고 닷새 뒤, 중국의 류츠구이(劉賜貴) 국가해양국장(차관급)이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어도는 중국 관할 구역"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복심(腹心)을 미리 알고 썼나. 경희대 중국법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중국과 대만에서 12년간 외교관으로 일했다.

            "봄이 되면 꽃이 피는 것처럼 사실 난 놀라진 않았다. 다만 너무 빨리 오는구나 생각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2006년 '해양대국'을 선언한 이후로 진행돼온 것이다. 우리만 관심이 없었을 뿐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이 발언이 있고서 국내 언론에서는 '대륙위협은 그동안 있었지만 해양위협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서북방과 동북 3성(省) 등 대륙 끝까지 개발했다. 역사상 지금보다 힘센 중국은 없었다. 이제 무한팽창의 욕구가 바다로 향하고 있다. 전 세계 바다에 오성홍기(五星紅旗)가 휘날리는 '해양제국' 건설이 목표다. 중국 대륙에서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나가는 관문이 바로 이어도 해역이다. 중국이 그런 이어도를 놔둘 리가 없다. 무력 점령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탁상(卓上)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지, 한중 관계의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겠나?

            "중국은 돌발점령의 챔피언이다. 1974년 베트남전을 틈타 '서사군도'를 점령했다. 1987년에는 '남사군도'에도 군대를 파견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 등과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는 지금의 거울이다. 무엇보다 '이어도 관할권을 법제화하겠다'는 중국 국가해양국장의 말에 주목해야 한다. 이어도를 중국 법질서 안으로 편입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이 독도를 교과서에 싣는 것보다 더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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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안에 너무 집착해 극단의 경우만 가상하는 게 아닌가?

            "이어도와 가장 가까운 중국의 섬인 서산다오(余山島)에는 해군기지가 있다. 18시간이면 점령된다. 그런데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해군기지 건설로 중국을 자극해 암초에 불과한 이어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좌파 매체도 '이어도는 암초 맞다'고 동조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아마 상당수 국민은 이어도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바로 '암초에 불과한 것'이라는 인식이 중국에 침공의 동기를 부여한다. 어떤 부류들은 중국이 점령해도 '그까짓 걸로 최대교역국인 중국과 다툴 필요 있느냐'고 할 것이다."

            ―이어도는 섬이 아니라, 수면에서 4.6m 아래 있는 암초다. 그 자체는 영토가 될 수 없다.

            "이어도 주변 해역(약 6만㎢)은 남한 면적의 60%쯤 된다. 우리는 해양에 대한 인식이 없다. 중국에서는 가장 큰 성(省)을 하이난성(海南島)이라고 가르친다. 하이난도의 해역을 포함하면 가장 넓다는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도(道)는 제주도다. 왜 육지만 '영토'로 보는가."

            ―해양의 관점에서 한·중·일 삼국을 보면 어떤가?

            "일본의 관할 해양면적은 약 386만㎢, 국토(37.7만㎢)의 10배 이상 된다. 중국의 땅은 960만㎢이나 해양면적은 135만㎢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남한)는 9.9만㎢에 해양은 34.8만㎢이다."

            ―당신은 책에서 '일본은 넓고 중국은 좁다'고 표현했다.

            "중국은 뒤늦게 해양의 가치를 깨달았다. 일본과의 센카쿠섬(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는 센카쿠와 이어지는 류큐군도(오키나와) 전체에 대해 시비를 건다. 류큐군도는 2차대전 직후 일본에 귀속됐다. 그게 국제법으로 무효라는 주장이다. 일본 전체 해역의 3할쯤 차지하는 류큐군도를 내놓으라니 일본이 경악했다."

            ―이어도 사태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연히 우리 관할"이라고 대응한 뒤로 일단 잠복한 것 같다.

            "우리는 끝난 줄로 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중국의 유명 시사평론가가 TV에 출연해 '이어도에 오성홍기를 꼽아야만 국가 주권을 수호할 수 있다'고 했다. 신문과 인터넷에는 '이어도의 한국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자' '한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등의 글이 게재됐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토분쟁이 아니다. 이어도가 위치한 곳은 중국과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중첩된다. 쌍방이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타당하지 않은가?

            "이어도가 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200해리·370㎞)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한국에서 더 가깝다. 마라도에서는 149㎞이지만, 중국의 서산다오에선 287㎞나 떨어져 있다."

            ―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들어 있는데, 거기서 얼마 더 멀고 가까운 걸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

            "통상 해양경계를 획정할 때 양국 간 거리의 '중간선'으로 한다. 이어도는 중간선으로부터 48해리(약 89㎞·1해리는 1852m)나 더 한국 측으로 들어와 있다."

            ―1996년 이후 양국 간 16차례 협상이 있었지만 해양경계 획정에 실패했다. 협상은 상대가 있다. 중국은 대륙붕과 해안선 길이 등을 해양경계선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억지인가?

            "국제법상에는 그런 원칙도 적용된다."

            ―이어도가 중국의 대륙붕에 연속된 게 맞나?

            "해저 지형으로는 이어도가 중국의 대륙붕 상에 있는 것은 맞다. 또 마주 보는 중국의 해안선(1.8만㎞)은 우리 쪽보다 9배쯤 길다."

            ―그러면 우리가 완전히 우세한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은가?

            "최근 이런 분쟁이 국재재판소까지 갔을 때 '중간선' 원칙이 채택됐다. 특히 양국 사이에 놓인 해역의 폭이 400해리 미만에서는 더욱 그렇다."

            ―외교적 마찰과 무력 충돌이 예상됨에도, 이어도 해역을 놓고 한 치 양보 없이 맞붙어야 하는가?

            "배타적 경제수역이란 외국 선박과 항공기 통행을 허용하는 것 말고는 영해나 다름없다. 영해가 침실이라면 배타적 경제수역은 거실이다. 거실은 이웃과의 사교나 접객용도로도 쓰이지만 주택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이어도 문제는 본질적으로 '영토 분쟁'과 다를 게 없다."

            ―재작년 센카쿠섬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순시선이 충돌하면서 외교분쟁이 일어났다. 센카쿠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국내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며 중국인 선장을 구속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고위급 회담 전면 중단, 일본 관광 취소, 희토류 수출 중단, 대규모 반일시위 등으로 일본을 압박했고, 결국 일본은 선장을 조기 석방했다.

            "특히 좌파 중에는 이를 내세워 겁을 준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센카쿠를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 나는 나름대로 중국을 안다고 할 수 있다. 한중친선협회 감사이고 서울-북경친선우호협회 대표를 맡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상대의 비굴함을 제일 경멸한다. 차라리 상대가 약간 도도하면 더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에 우리가 만만찮은 이웃이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미국과 EU를 합친 것보다 많다. 또 북한 문제에서는 중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 우리가 원칙적인 입장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는 반미(反美)는 쉽게 하면서 중국에는 입을 닫는다. 중국을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여전히 사대주의가 우리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원칙론만 내세우지 말고 실제 국익에서 어떤지를 묻고 있다.

            "중국이 이어도를 장악하면 우리의 남방해역은 중국의 내해(內海)가 된다. 우리 바닷길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무역의존도는 85%다. 이 무역물동량 중 99.8%가 해상을 통해 이뤄지고, 대부분 제주-이어도 해역을 통과한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어도는 국제법상으로 우리 관할이다."

            ―동해와 서해도 있는데, 왜 무역물동량 대부분이 남방해역을 통과하는가?

            "서해는 중국 영해에 막혀 있다. 동해는 일본 열도가 가로막는다. 우리는 늘 대륙으로 쳐다봤는데, 지도를 180도 돌려놓으면 남쪽 바다로 세계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는 걸 안다. 이러한 중요한 해양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이다. 이는 생존의 차원이다."

            ―민주당의 정동영 의원은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면 제주도가 중국의 목의 가시가 돼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대결구도를 자초하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중대형 해군기지만 31개나 된다. 그중 제주-이어도를 겨냥한 해군기지는 5개다. 우리 영토에 우리 해군기지를 세우는데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게 정상적인 태도인가. 우리가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공격받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대책 없는 평화주의자들이 너무 많다."

            ―1995년 우리 정부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해 바다 위 36m 높이의 기지가 만들어졌다. 당시 결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연안국은 시설과 구조물을 설치·운영할 권리를 갖는다는 유엔해양법협약이 발효된 바로 이듬해였다. 앞날을 내다본 대응이었다. 그 뒤로 이어도가 우리 관할임을 실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당시 '영유권 시비를 없애려면 아예 인공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국제법 위반이다. 그랬다면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했을 것이다. 이어도를 '그까짓 암초가 뭐라고 중국이 원하면 줘버리지' 하는 식의 매국노적 언행도 금물이지만, 이어도를 수중 암초가 아닌 섬이라고 우기거나 인공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저급한 국수주의적 발언도 문제다."

            ―도쿄에서 1740㎞나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일본의 오키노도리(沖ノ島)는 인공섬으로 만든 사례 아닌가?

            "태평양의 그 암초는 해면에 노출되는 면적이 10㎡가 채 안 된다. 만조 때는 아예 잠긴다. 일본 정부는 1987년 콘크리트를 들이부어 인공섬으로 만들었다. 등대까지 세웠다. 이를 기점으로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했다. 그 해역이 일본땅보다 더 넓은 42만㎢쯤 된다. 일본의 탐욕일 뿐, 국제법상 인정되지 않는다. 중국과의 불필요한 분쟁만 일으키고 있다."

            ―그런 일본은 독도 영유권 분쟁도 일으키고 있고….

            "정부 수립 사흘째 되던 1948년 8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이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고 선언한 사실을 나는 알게 됐다. 일본 측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당시 우리 외무부는 '대마도 속령(屬領)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듬해 연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대마도는 역사적으로 우리 땅이었으니 돌려달라'고 했다. 만일 그 뒤 정부에서도 이를 주장했다면, 적어도 일본의 독도 망언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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