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8. 3. 23>, 이어도 상공 우리 하늘인데…中에 통행료 냈다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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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2018. 3. 23>, 이어도 상공 우리 하늘인데…中에 통행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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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1,378회 작성일 18-03-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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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상공 우리 하늘인데…中에 통행료 냈다

             


             

             
            우리 하늘인데.. 35년 간 중국 ·일본이 관제하고 통행료도 징수 
            인천공항 관제탑 옆으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다. [중앙포토]
             인천공항 관제탑 옆으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인정한 우리나라 하늘에 있는 항로에 대해 중국과 일본이 35년간 비정상적으로 관제권을 행사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중국은 관제 대가로 우리 국적 항공사들로부터 매년 수십억원씩을 받아 왔다.       
              22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하늘길은 제주도 남쪽 이어도 부근에 설정된 '아카라~후쿠에 회랑(AKARA-FUKUE Corridor)' 항로로 일본과 중국 상하이 간을 오갈 때 사용된다. 상하이와 동남아로 향하는 우리 국적기도 많이 이용한다.   

             

            이어도 부근 아카라-후쿠에 항로
            우리 하늘인 비행정보구역에 포함

            83년 개설부터 중국, 일본이 관제
            한 ·중 수교 뒤에도 관제권 못 받아

            중국, 우리 항공사에 통행료도 받아
            대한항공 최근 5년간 129억 지불

            전문가 "비정상적 상황. 정리필요"
            국토부 "3자협의 통해 해결책 마련"

             
            국토부 "3자협의 통해 해결책 마련"  22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하늘길은 제주도 남쪽 이어도 부근에 설정된 '아카라~후쿠에 회랑(AKARA-FUKUE Corridor)' 항로로 일본과 중국 상하이 간을 오갈 때 사용된다. 상하이와 동남아로 향하는 우리 국적기도 많이 이용한다.  
              
             
            항로 길이는 515㎞이며, 이 중 257㎞가 우리 비행정보구역(FIR)에 포함된다. 비행정보구역은 ICAO가 항공 안전을 위해 가입국들에 관제 권한과 구조 의무 등을 부여해 놓은 곳으로, 최근에는 영공과 연동되는 개념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관제 능력 부족 등 ICAO가 정한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곤 해당 국가가 직접 관제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는 1983년 개설된 이후 줄곧 중국과 일본이 나눠서 관제하고 있다.  
              
             왜 우리 FIR 구역인데도 관제권을 중국과 일본이 가져갔을까. 사연은 이렇다.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가 개설될 당시는 우리와 중국(당시 중공) 간 국교 수립 전이다. 중국과 일본은 상하이~일본 간 항공기 운항을 위해 가급적 운항 거리가 짧은 항로가 필요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 영공을 바로 통과하는 항로 개설에는 반대했다고 한다. 그래서 찾은 곳이 제주도 남쪽의 이어도 부근, 지금의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였다.  
             
            이어도.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는 이어도에서 남서쪽으로 50㎞쯤 떨어져 있다. [중앙포토]
            이어도.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는 이어도에서 남서쪽으로 50㎞쯤 떨어져 있다. [중앙포토]
             
            이곳을 비행하는 조종사는 중국, 한국, 일본의 지역관제소와 차례로 교신해 관제 지시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와 중국은 적대적 관계여서 양국 간 통신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ICAO의 중재로 우리를 빼고 중국과 일본이 관제권을 가져갔다는 게 국토교통부 측 설명이다.  
              
             사실 더 깊은 속사정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FIR(인천 FIR)는 1963년 ICAO의 결정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뒤늦게 ICAO에 가입한 중국이 1975년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우리 FIR 구역인 제주도 남단 지역을 자신들의 상해 FIR에 편입하겠다는 것이었다. 논란은 이어졌고 결국 ICAO의 중재로 현재 FIR을 유지하면서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를 개설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FIR 경계선을 두고 이의가 제기되면 협의가 안 될 경우 최종적으로 ICAO 내 투표로 결정하는데, 당시 중국과 일본의 국제적 위상으로 볼 때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며 "우리 정부로서는 우리 FIR을 지키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항로 개설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에도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관제권을 여전히 중국과 일본이 행사한다. 이 때문에 아카라-후쿠에 회랑 항로와 남북으로 교차하는 지점에서는 우리 FIR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 3개국 관제가 겹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기구로부터 자칫 관제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우리 FIR 구역 내 중국의 관제지역을 통과하는 대가로 낸 돈이 최근 5년간 129억원이다. [중앙포토]
            대한항공이 우리 FIR 구역 내 중국의 관제지역을 통과하는 대가로 낸 돈이 최근 5년간 129억원이다. [중앙포토]
             
             익명을 요구한 항공사 간부는 "항공기들이 불가피한 이유로 고도를 변경한다든지, 항로를 이탈해야 하는 경우 위치에 따라 3개국 관제로부터 각기 협의와 인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은 우리 FIR 내에서 자신들이 관제하는 99㎞ 구간에 대해 항행시설사용료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최근 5년간 지불한 돈이 1200만 달러(약 129억원)에 달한다. 다른 우리 항공사들도 돈을 내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국적기는 우리 FIR 통과 때 돈을 낼 필요가 없다.  
             
            인천공항 관제탑. [중앙포토]
            인천공항 관제탑. [중앙포토]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중국이 우리 FIR 내 관제 구간에 대해서도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정밀 서류 검토를 통해 알게 됐다"며 "우리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통행료를 다른 나라에 지불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자국의 FIR이 아니라는 이유로 돈을 받지 않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관제권 이양을 추진할 경우 중국이 다시 FIR 조정을 요구하지 않을까 우려해 미온적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경수 국토부 항공교통과장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건 맞다. 과거에도 중국, 일본과 협의해서 문제를 풀려고 시도했는데 잘 안 됐다"며 "장기적으로 3자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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