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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이야기] 바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_한국해양사 서문(195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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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04회 작성일 23-10-13 12:49

            본문

            육당 최남선은 바다를 통해 인류 문명의 중심 역할을 한 해양세력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양력을 가진 국가들이 세계 문명과 경제발전을 주도했으며, 바다는 국가의 경쟁력을 형성하는 핵심 원천 중 하나였다는 점을 우리 민족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는 바다와 해양이 조선(한국)의 미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바다는 경제의 보고, 교통의 중심, 문화수입의 첩경, 국가발전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경제와 국민 훈련에 기여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앨빈 토플러와 폴 케네디의 전망을 인용한 최남선은 바다와 해양이 미래의 중요한 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즉 바다와 해양 자원 개발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다국적 자본, 매스미디어, 해양을 통한 미래의 주요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양을 정복했던 서양 세력이 오대양을 누비는 동안 바다의 문을 잠그고 있었던 우리 민족을 일깨우고자 했던 육당 최남선의 글을 '이어도 바로알기'에서 원문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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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바로알기] 


            "개인이고, 민족, 또 국민이고 이른바 생활이란 것은 환경에 대응하는 태도이다. 그리하는 수단이오, 방편인 것이다. 그 겨레가 그 환경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그 국가는 번영하여 행복을 누리는 것이오. 그렇지 못하면 불행과 곤액에 울지 않지 못하는 것이다. 

            환경에는 역사로 말미암아 생긴 사회 환경과 지리로 말미암아 생긴 자연환경 두 가지가 있지마는, 역사라는 것도 실상은 자연적 요소를 의거로 하여 생성 발전하는 것이며, 그 지리적 조건이야말로 인류 또 국민의 생활을 제약하는 최대 원동력이라 할 수밖에 없다. 

            독일 철학자 헤르더와 같은 이도 '역사는 연속한 지리요, 지리는 정지한 역사니라'고 하는 말을 만들어 말하였다.


            서양역사의 대세는 항상 바다를 끼고서 변천하는 점에서 동양역사로 더불어 일대 특색을 짓고 있다. 동양에도 물론 바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대륙의 중원(中原)이 역사 진행의 중심 무대가 되어서, 마치 서양 역사상의 지중해처럼 사방의 여러 민족이 중원의 경쟁을 위하여 달려들고, 나가자빠지고, 일어나고, 거꾸러졌던 까닭에 동양의 바다는 항상 역사의 초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바다 본위의 서양사와 내륙중심의 동양사 사이에는 중대한 차, 아니 세력의 근본적 우열이 생긴 것은 16세기 이후의 이른바 근세사가 우리에게 보여주 는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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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원은 한족 아닌 아시아인 공통의 무대, 사진: 세계일보]​ 



            조선은 모처럼 국민정신을 활발하기에 가장 좋은 원동력이 될 바다를 가졌건마는 이 훌륭한 보배의 가치를 이용하지 못하였다. 조선국민은 밖으로 내어뻗을 기운을 부당하게 고폐압축(錮廢壓縮)한 탓으로, 그것이 국내에서 자가중독 작용으로 전화하였다. 

            곧 좁은 바닥 안에서 많지 못한 일자리를 다투느라고 마찰과 갈등을 거듭하였다. 조선 역사 상의 암이라 할 당쟁이란 것은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냐 할진데, 그 가장 근본 원인은 국민의 기풍이 활달하지 못하였음에 있다 할 것이요. 

            액색 악착하여진 근본적 이유는 국민 의기 발양의 최대 무대 일 바다를 잊어버렸음에 있다고 나는 단언하고 싶다.

            진실로 조선국민으로 하여금 바다를 인식하고, 바다와 친근하여서, 그 기상을 웅대하게 하고 그 심흥을 활달하게 하고, 그 이상을 혼반방전하게 하였던 조선의 사회 및 그 역사는 분명히 시방 그것과 같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이익과 사업과 영예와 행복이 얼마든지 바다 밖에 있음을 알고, 또 그것을 붙잡으려 하는 이에게 조그만 벼슬 한자리와 냄새나는 녹미(祿米) 몇쯤을 다투기 위하여 음모와 간계와 잔인무도 한방법으로 하는 당파싸움을 할 생각이 날 리 없는 것이다.

            근대국가들이 다투어 배를 짓고, 항로를 개척하고 해외통상의 범위를 넓히고, 또 그것을 유지 발전할만한 해군을 건설하기에 바쁨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해상세력의 대소는 곧 국가부강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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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세력이 세계의 전력을 결정한다, 사진: The Maritime Executive]


            조선은 3면환해의 반도국이었지만 그 바다는 오랜 동안 자동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 바다에는 숨쉬기가 없었으며, 피가 돌지 아니하였 으며, 수족이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 

            국내의 인민이 썰물을 타고 나가지도 아니하였으며, 해외의 물화가 밀물을 타고 들어오지도 아니하였다. 

            찬물, 뜨거운 물이 섞여 흘러서 각종 수산물이 무진장이라는 말을 듣는 천여(天與)의 대자원이 부질없이 버려져 있어서, 조선의 바다는 존재가치를 가지지 아니한 무용지물이었다. 

            임자가 돌보지 않는 동안에 남의 상선이 대신 와서 이익을 거둬가도 아까운 줄, 분한 줄조차 알지 못하는 정도이었다.


            세계의 어느 국민의 사이에고 현실 세계의 불만을 관념으로 만족해 보려 하여, 공막표묘(空漠縹渺)한 자음에 이상국토를 만들어 놓고, 그를 동경하며 그를 흔구(欣求)하는 일을 흔히 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상국은 먼 해상에 둔다. 고대의 지나인이 삼신산 또 봉래도(篷萊島)를 동방의 해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아틀란틱이라는 선경을 대서양상에 그렸음 등이 그 적례다. 

            조선민족이 그의 이상세계를 남방해상에 만들어 가졌음이 또한 인류 이상경향의 한 유형으로 보임도 하다. 조선민족의 '남조선'이란 것은 단순히 관념적 산물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 그러냐 하면 조선민족은 일찍이 남방해상을 말미암아서 많은 문화의 빛과 행복의 씨를 얻들여 온 확실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이니까, 남방의 바다에 복락이 있음이 사실이지 결코 관념만이 아니었다.


            진실로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남방 바다에 관한 기억을 더 선명하게 가지고, 남방 바다에 대한 인식을 더 확실하게 붙잡았더라면 조선의 국민경제가 이러토록 궁핍간곤(窮乏艱困)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찍이 신라는 황금국으로 아라비아의 상인에게 부러움을 받고 코레스(高麗-필시 조선중세의 濟州人)는 해상의 용자로 포르투갈의 항해자에게 두려워하는 바가 되었다.


            바다는 물과 하늘이 큼을 다투는 세계요. 물결과 물결이 힘을 다투는 세계요, 물과 사람이 굳셈을 다투는 세계로서 천지간에 있는 가장 장쾌한 투쟁이 거의 쉴 새 없이 연출되는 무대이다. 

            바다의 세계에서 소용되는 것은 남아의 의기요, 청춘의 피요, 씩씩한 기상이요, 튼튼한 팔뚝뿐이다. 무릇 퇴영(退嬰)과 잔열(殘劣)과 안일은 바다의 생활에서는 무엇보다도 큰 독약이 되는 것이다. 

            프랑스의 지리학자 르클류는 그 명저인 '세계문화지사(世界文化地史)'에서 바다를 친하는 자는 진취적이고 분투적이고 필사적인 생활을 가지게 된다고 하였다.


            누가 한국을 구원한 것이냐, 한국을 바다의 나라로 일으키는 자가 그일 것이다. 이렇게 한국을 구원하겠느냐. 한국을 바다에 서는 나라로 고쳐 만들기, 그것일 것이다."




             최남선, 1955.6.20. <한국해양사> '序에 대하여'


            아래는 원문을 조금 더 쉽게 풀어서 적어보았습니다.

            개인, 민족, 그리고 국민은 모두 환경에 대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그 나라가 번영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환경은 사회적인 역사와 지리적인 자연 환경으로 나뉩니다. 

            역사는 사실상 자연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발전하며, 지리적 조건이 인류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독일의 철학자 헤르더와 같은 사람들은 "역사는 연속된 지리이며, 지리는 정지한 역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양 역사는 항상 바다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동양 역사와 대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양에도 바다는 존재하지만, 중원 지역이 역사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동양은 바다에 대한 관심이 적었습니다. 이로 인해 서양 역사와 동양 역사 간에 중요한 차이가 생겼습니다.

            조선은 바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는데, 이것은 국내에서의 경쟁과 갈등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다를 활용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는 국민들의 열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바다에 관한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갈등과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조선의 발전이 어려워졌습니다.

            근대 국가들은 해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를 건조하고 항로를 개척하며 해외무역을 확장하는 등 바다와의 관련성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바다력은 국가의 강화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조선은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였지만, 바다는 오랜 시간 동안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그 바다는 활기가 없었으며, 조선 국민은 바다를 무시한 채 좁은 땅에서의 경쟁과 갈등에만 몰두했습니다. 

            이로 인해 바다가 가진 자원과 가능성이 낭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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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의 무역로, 사진:알리딘 서재] 


            세계 어느 국가도 이상적인 세계를 상상하며 바다를 중심으로 그립니다. 이러한 이상적인 세계는 멀리 떨어진 해양에 위치합니다. 

            조선민족도 남방 바다를 통해 문화와 행복의 씨앗을 얻어왔으며, 남방 바다에 복락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남방 바다에 대한 인식을 더 강화했다면 조선의 경제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며, 과거에 신라와 제주가 바다를 통해 번영했던 것을 상기해야합니다.

            한국을 구원하고 번영시키려면 바다를 활용해야 하며, 한국을 바다 위의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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