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앤털로프 암초 군사화와 그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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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앤털로프 암초(Antelope Reef)를 준설하기 시작했다. 이 암초는 파라셀 군도에 위치하며, 베트남 다낭에서 약 216마일 거리에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사업이 2017년 이후 중국이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인공섬 건설이라는 점이며,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현존하는 남중국해 최대 인공섬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중국의 활동은 활주로와 해경 함정 및 인력 등 중국의 기존 자산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 전역에 걸쳐 군사시설을 확장해 왔으며, 앤털로프 암초 자체가 전략적 심도를 크게 추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는 보다 지속적인 해양 활동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물류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조치의 일환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활동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현재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적 행위에 대비해 자신을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국가로 부각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고율 관세 부과(무역 합의 이후 추가 관세 위협 포함)와 베네수엘라 및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2025년 4월 주변외교 공작회의를 개최하고, 미중 경쟁 심화 속에서 주변국과의 우호 관계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민일보 한 기고문에서도 역시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주변국과의 관계가 핵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같은 달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해 상호 호혜적 양자 관계를 강조했으며, 이는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앤털로프 암초 개발 결정은 중국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은 영유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견고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베트남이 미국이나 필리핀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도록 자극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협력을 원치 않으며, 특히 미·필리핀 안보 협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중국 남부전구 대변인은 이를 “외부 세력의 개입을 초래하고 지역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미국과 동맹국들은 필리핀과의 협력 강화를 포함해 역내 안보 관여를 확대하고 있어 베트남을 자극할 위험은 상당히 크다. 미국은 2023년 필리핀 내 추가 기지 4곳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했으며,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와 해병 원정함정 차단 시스템, 타이푼 체계 등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 2026년 미·필리핀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에는 일본과 호주도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정기적으로 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남중국해에서의 강압적 행위를 규탄하고 공동 억지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2023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으며, 베트남은 다낭에서 미국 강습상륙함과 항공모함의 기항을 허용하고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베트남은 필리핀과의 국방 협력 강화 의지도 표명했다. 2025년 미국 국가안보전략 역시 남중국해에서의 억지력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같은 해 11월 미국 국방장관은 베트남을 방문해 방산 협력과 정보 공유 확대를 논의했다.
그럼에도 베트남은 전략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중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성공해 왔다. 베트남은 안보와 발전을 위해 양국 관계의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1970년대 전쟁 경험을 통해 강대국 경쟁에서 어느 한쪽에 서는 것이 자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른바 ‘4불 정책’—군사동맹 불참, 특정 국가 편들기 금지, 외국군 기지 허용 금지, 무력 사용 및 위협 금지—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은 제3국과의 협력이 중국 견제로 비칠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미국과의 군사훈련도 제한적이며, 2017년 비전투 성격의 해군 교류 활동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필리핀 간 연간 500회 이상의 훈련이 예정된 상황과 대비된다. 미국은 ‘스쿼드(SQUAD)’로 불리는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로 불리는 다자 협력체를 통해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베트남은 이러한 구도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둘째,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지역 국가들을 차별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베트남에는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필리핀에는 강경하게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과거 캄보디아가 ASEAN 공동성명을 차단한 사례에서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중국은 베트남과 필리핀에 대해 강압의 강도를 달리해 왔다. 필리핀 선박에는 군용 레이저나 물대포를 사용하고 보급 활동을 방해하는 반면, 베트남에는 이러한 조치를 자제해 왔다. 그러나 베트남은 여전히 영유권 주장에 있어 양보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과 유사한 수준의 매립 및 섬 건설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중국 조사선의 베트남 인근 해역 진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지역 국가들을 유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중국이 이 지역을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며, 양자 관계가 안정적이더라도 영유권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지역 국가들이 미국 등과의 협력을 자제하더라도 중국으로부터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사한다. 베트남은 균형 외교를 통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지만, 이번 사례는 중국이 외부 관계와 무관하게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nternational Affair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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