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동부 해역에서 실시된 준(準)봉쇄(Quasi-Quarantine) 작전 > 해외 동향과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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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동부 해역에서 실시된 준(準)봉쇄(Quasi-Quarantine)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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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6-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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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2026년 6월 초 대만 동부 해역에서 해양 법집행 활동을 대규모로 전개하며 새로운 형태의 ‘준봉쇄(quasi-quarantine)’ 전략을 시험하고 있다. 6월 1일 중국해경(CCG)은 대만 동부 해역에서 법 집행 순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으며, 6월 5일에는 둥사(東沙) 군도 주변의 대만 제한수역에 진입했다. 이어 6월 6일 중국 교통운수부는 푸젠 해사국, 광둥 해사국, 동중국해 항행안전센터, 동중국해 구조국 등 산하 기관들이 대만 동부 해역에서 ‘해상교통 특별법집행작전’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번 작전이 일본과 필리핀이 대만 동부 해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 경계 획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 데 대한 대응이며, 해당 해역이 중국의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활동이 중국의 해상 행정법 집행 관할권을 전면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며, 심해·원해 순찰 역량 강화와 해상교통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의 실질적 목적은 단순한 해양 안전 관리가 아니라 중국이 대만 동부 해역에서도 사실상의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해경과 해사순찰선을 활용해 상선과 어선에 무선 교신을 실시하고 입출항 및 항행 정보를 요구했으며, 중국 기관이 해당 해역의 관리 주체인 것처럼 행동했다. 이는 공식적인 군사봉쇄나 해상봉쇄를 선언하지 않으면서도 법적·행정적 통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회색지대(gray-zone)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작전에는 총 6척의 정부 선박이 투입되었으며, 1만 3천 톤급 종합지휘선 하이쉰 09호를 비롯해 6천~8천 톤급 대형 해사·구조 선박들이 대만 동부 해안에서 약 32해리 거리까지 접근했다. 이는 지금까지 대만 주변 해역에서 관측된 중국 정부 선박 가운데 가장 대규모의 전개였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동부 해역을 전략적 후방지역이자 유사시 미국과 일본 등 외부 지원세력이 접근할 수 있는 주요 통로로 간주해 왔다. 따라서 중국이 이 지역에서 법집행 활동을 일상화할 경우, 인민해방군(PLA)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도 대만을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단계에서는 모든 선박을 정지시키거나 물리적으로 항행을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한 봉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중국은 선박 운항자와 주변국들에게 중국 법집행기관의 존재를 점차 익숙하게 만들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승선검사, 선택적 통항 방해, 대만 고립화 조치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활동은 중국의 해양 관할권 주장이 대만해협을 넘어 대만 동부 해역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해경선이 일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섬 남쪽 일본 EEZ에 진입한 뒤 해당 해역이 중국 관할이라고 주장한 것은 중국 해양법집행기관이 일본 관할 해역에서 직접 관할권을 주장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같은 시기 중국 해군의 랴오닝 항공모함 전단은 필리핀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이는 일본·대만·필리핀을 동시에 압박하는 이른바 ‘3개 해역 연계(three-sea linkage)’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또한 일본과 필리핀의 해양 협력을 비판하면서 자신을 대만의 해양권익을 보호하는 주체로 묘사했으며, 양안 주민들이 공동으로 중화민족의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대만이 독자적으로 해양 안보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인식을 조성하려 했다.

            이번 작전은 중국의 보다 광범위한 회색지대 압박 전략과도 연결된다. 중국은 최근 대규모 대만 포위훈련보다는 연합 전투준비 순찰, 해경 활동, 해양안전 작전, 정보전과 인지전 등을 활용해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압박을 유지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2026년 5월에만 네 차례의 연합 전투준비 순찰이 실시되었고, 6월 3일에도 추가 활동이 있었다. 이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발표할 때 발생하는 정치적 부담 없이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해군 대신 해경과 해사기관이 전면에 나서기 때문에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봉쇄 연습과 기관 간 합동작전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중국의 단기 목표는 대만 동부 해역에서 즉각적인 제해권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해양법집행 활동을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시키는 ‘관할권 정상화(jurisdictional normalization)’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동부 해역은 오키나와와 제1도련선 인근에 위치해 있어 중국 해군이 장기간 통제하기에는 미국·일본·대만 군대의 감시와 대응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해경과 해사기관을 활용해 행정 집행, 해양 안전, 교통 관리라는 명분 아래 지속적으로 존재감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만의 대응 능력과 주변국의 반응, 상선 운항자들의 행동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미 대만 동부 해역의 해저 지도를 완성했으며 향후 해당 해역 관리가 정상화 단계에 들어가고 ‘근해 통치 모델’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번 대만 동부 해역 작전은 단순한 해양 순찰이 아니라 회색지대 압박을 통해 대만 주변 해역에 대한 중국의 행정적·법적 통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중국은 공식적인 봉쇄를 선언하지 않고도 무선 경고, 선박 식별 요구, 항행 정보 보고 의무화, 선택적 법집행 등을 통해 사실상의 준봉쇄 효과를 창출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위기 상황에서 승선검사, 접근 차단, 해상교통 통제 등 보다 강력한 봉쇄 조치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대만은 인민해방군의 군사활동뿐 아니라 중국해경, 해사안전기관, 구조기관, 세관 등 다양한 정부 기관의 움직임 역시 안보 위협 차원에서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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