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소리(2012. 11. 22)제주해군기지로 이어도를 지킨다?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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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소리(2012. 11. 22)제주해군기지로 이어도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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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1,552회 작성일 12-11-26 09:39

            본문

            제주해군기지로 이어도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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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가짜안보(5)

              제가 10월 초순에 낸 책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가짜안보: 유령의 위협과 흔들리는 국익>의 주요 내용을 연재합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노무현 정부와 제주해군기지, 2012 대선과 제주해군기지, ‘유령’의 위협, 제주해군기지와 이어도, 미중 패권경쟁과 ‘동맹의 덫’, 미군의 이용 문제, 제주해군기지와 미사일방어체제(MD). '유사시‘와 제주해군기지, 그리고 ’평화의 섬‘을 위한 융합형 대안의 순서로 게재됩니다. 본 책의 인세와 수입금은 강정마을을 위한 후원금으로 쓰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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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정부 때 제주해군기지 추진의 가장 큰 명분이 말라카 해협 해적 활동이었다면,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에는 ‘이어도 보호’가 자주 거론된다. 해군기지 건설 사업의 책임자인 해군 전력기획 참모부장 구옥희 소장이 2011년 8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어도에서 석유가 터졌다고 생각해보라. 중국·일본이 가만있겠나. 그런데 제주도에 기지를 둔 우리 기동 전단이 항상 이어도를 초계하고 있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듯 국방부는 향후 10년간 6조5천억 원을 투입해 ‘이어도-독도 함대’로도 불리는 전략기동함대를 창설해 부산 해군작전기지와 제주해군기지를 모항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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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기동함대는 이지스급 구축함 6척과 대형 상륙함 3척을 주축으로 이뤄진다. 현재 한국은 이지스함 3척과 독도함 1척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기동함대 창설을 위해서는 이지스함 3척과 대형상륙함 2척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이지스함보다 규모가 작은 구축함도 3척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전략기동함대는 예하에 3개 기동전단을 거느리는데, 각 기동전단엔 이지스함 2척, 대형 상륙함 1척, 구축함 3~4척, 잠수함 등이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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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는 영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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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 문제가 잘 보여주듯, 영토와 주권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대단히 민감한 문제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어도를 영토로 간주하고 있고, 그래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여긴다. 실제로 2012년 3월 중국이 이어도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서자 영토주권론이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3월 12일자 <조선일보>는 ‘한국 좌파, 이어도 바다도 중국에 떼주자 할 텐가’라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는 “몇 년 안에 강정마을 앞바다에 중국 항모전단이 모습을 보일 것이다. 지금 강정마을에서 기지 건설 반대 굿을 하는 좌파는 그때는 이어도를 중국에 떼주자 할 셈인가”라며 제주해군기지 반대 진영을 매도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도 “중국이 이어도까지 넘보고 있는 마당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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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어도는 영토에 해당하는 섬일까? 그리고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어 해군이 이어도 인근 수역에서 초계 활동을 벌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정부와 해군의 주장처럼 우리의 해양 주권을 굳건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까? 아니면 중국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이어도 근해가 분쟁 수역화되고 한국의 안보와 경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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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한 이어도 초계 활동의 타당성을 따져보기에 앞서 이어도 문제의 기본적인 특징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어도는 섬이 아니라 ‘수중 암초’이기 때문에 영토나 영해 문제가 될 수 없다. 이는 이명박 정부도 거듭 확인해주고 있는 사실이다. 2011년 7월 이어도 인근 수역에서 한중 간의 외교 마찰이 빚어졌을 때,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어도는 섬이 아닌, 수중 암초이기 때문에 영토나 영해 문제가 될 수 없다. 한·중 양국은 이어도가 영토 분쟁 지역이 아니라는 점에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2012년 3월 12일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간담회에서 “이어도 문제에서 근본적으로 이해해주셔야 할 것이 ‘영토 분쟁은 아니다’”라며, “수심 아래, 해면 4~5m 아래에 있기 때문에 영토라 할 순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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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문제의 근원은 이 암초가 한국과 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있다는 데에 있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각 국가는 연안 바깥 200해리까지 EEZ를 설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은 1996년에 이 협약을 비준하고는 200해리의 EEZ를 선포했다. 그런데 이어도는 제주 마라도에서 약 80해리, 중국 퉁다오에서 약 133해리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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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이어도가 우리 연안에서 훨씬 가깝기 때문에 우리의 EEZ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유엔해양법이 수심 200미터까지인 대륙붕에 대해서도 배타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자국의 대륙붕과 연결되어 있는 이어도는 자신의 관할 해역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중국은 연안의 길이와 인구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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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양측이 주장하는 EEZ가 겹치는 경우에 유엔해양법협약은 협상을 통해 EEZ 경계선을 획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1990년대부터 16차례에 걸쳐 국장급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태이다. 다만 2012년 3월 하순에 열린 이명박-후진타오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어도 문제 해결을 위해 EEZ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정상 수준의 합의는 이어도의 분쟁 지역화를 차단하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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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문제의 민감성은 지리·경제적,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어도 인근 해저에 상당량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원 쟁탈전의 성격도 띠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동아시아 해양 패권경쟁이 가시화되면서 전략적 요충지인 제주 남방 해역과 동중국해, 그리고 서해의 군사적 민감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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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주목할 점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대응 수위가 눈에 띠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새로운 자원 확보, 자국의 해양 수송로 보호, 점증하는 미국과의 동아시아 해양 패권경쟁에 대한 대비책 등 국가 전략적 차원의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도 관할권을 확보한다는 의미는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그만큼 넓어지고 이에 따라 중국의 심장부인 황해권에 대한 경제적·안보적 이익을 지키는 데 유용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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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은 한국의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맞대응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중국은 1996년 이어도를 포함한 배타적 경제수역을 발표했지만, 대응 수위는 그리 높지 않았었다. 2003년 한국이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할 때에도 외교적 항의 수준에 그쳤었다. 그러나 2007년 이후에는 대응의 수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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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 12월 국가해양국 산하기구 사이트를 통해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巖礁)’라고 부르면서 자국의 관할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공식 결정한 직후였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본격 시작된 2011년 여름부터 중국의 이어도에 대한 대응 수위는 더욱 높아지기 시작했다. 7월에는 이어도 인근에서 인양 작업을 벌이던 우리 선박에게 철수를 요구한 바 있고, 12월에는 3천 톤급 순시선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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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2012년 3월 3일에는 “이어도가 중국 관할해역에 있으며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침을 구체화하듯 9월 23일에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무인항공기(UAV)로 감시할 계획이라면서 이어도도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조선>, <동아> 등 보수언론은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다오위다오) 분쟁에서 힘으로 밀어붙여 재미를 본 중국이 이번에는 이어도 관할권을 본격적으로 노리고 있다는 해석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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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이처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에는 한국과의 EEZ 획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와 함께,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내포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중국의 일련의 행태는 한국 정부가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해온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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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의 한 관변학자는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급부상한 2011년 9월,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Global Times>에 “오늘날 한국은 중국인 관광을 통해 돈을 버는 동시에 그 관광객들의 고국을 무력을 통해 위협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한국으로 하여금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1년 10월 하순 미국 워싱턴에서 나와 만난 중국의 안보 전문가 역시 “중국은 한국을 적대할 의도가 없는데, 왜 한국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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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초계의 위험성과 협상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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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양국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어도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북정책, 한미동맹,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탈북자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는 점도 이어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군과 안보 전문가들, 그리고 보수 언론들은 제주해군기지에 기동 전단을 배치해 이어도 초계 활동을 벌이는 것이 중국의 위협에 대처할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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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안보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우리 측에서 먼저 합의되지 않은 수역에 해군을 투입해 초계 활동에 나선다면, 중국이 군사적으로 맞대응에 나설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이어도 문제는 외교 갈등을 넘어 군사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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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한국이 먼저 이어도 인근에 해군 함정을 보내 초계 활동에 나선다면, 중국이 강력한 맞대응을 선택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국과 EEZ 설정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 해군이 중국이 주장하는 EEZ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주권 침해’로 간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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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는 중국이 한국 해군의 이어도 초계 활동을 눈 감을 경우, 남중국해의 난사 군도나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분쟁과 관련해서도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력권이 넓게 퍼져 있는 강대국은 어느 한 지역에서의 양보나 후퇴가 다른 지역에서 상대방의 대담함을 자극할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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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분석이 적실성을 띤다면,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해 이어도 초계 활동에 나서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위협’으로 만드는 극히 어리석고도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다. 양국 해군이 이어도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외교적·안보적·경제적 손실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양국 내에서는 반중-반한 감정이 고조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한국이 먼저 군함을 보내 발생한 상황에서는 국제 여론이 우리에게 우호적으로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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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이미 미국 및 일본과 합친 것보다 더 큰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 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피해도 우려된다. 2011년 한국의 대중 교역액은 홍콩을 제외하더라도 2,206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교역액을 합한 2,088억 달러보다 많다. 특히 대중 무역흑자는 478억 달러였다. 중국 정부는 일본을 굴복시키는 데 사용한 희토류 수출 중단이나 한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 등 경제적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 또한 한중 해군 대치가 남북관계 불안과 조우할 경우, 서해의 안보 불안도 증폭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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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정하게 볼 때, 한국이 이러한 상황을 계속 버티기도 힘들다. 아마도 미래의 한국 정부는 어떤 정부가 되었든, 해군 함정을 철수시켜 사태를 수습하려 할 것이다. 이는 한국이 중국에 굴복한 것으로 인식되어 국내 정치적 불안과 이어도를 포함한 EEZ 획정을 둘러싼 협상력의 저하로도 이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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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및 이어도 문제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유행하는 주장은 협상력 제고를 위해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상 선점’을 위해서라도 이어도 해역에 한국 함정이 먼저 도착해 자리 잡고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거나, “향후 한국 정부가 중국과 대륙붕 경계선과 EEZ 경계를 획정하는 데 있어 제주해군기지를 통한 한국 해군의 전진 배치는 협상에 유리한 위상을 점유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은 이러한 시각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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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한국이 군사력과 경제력 등 물리적인 힘의 대결을 통해 중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타당하지도 않다. 이러한 논리라면 한국보다 군사비는 3배, GDP는 6.5배가 높은 중국이 협상 우위를 계속 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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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통한 이어도 확보 시도는 역효과가 크게 될 것이다. EEZ를 획정할 명확한 국제법적 기준도 없고,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은 신뢰 구축에 있다. 그런데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전략적 불신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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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의 이어도 초계 활동을 위해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한국 측 주장에 대한 반감뿐만 아니라 결국 해군기지가 미국의 대중국 봉쇄전략에 이용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중국은 EEZ 협상에서 더욱 강경하게 나올 공산이 크다. 미국의 봉쇄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EEZ를 확보해야 한다고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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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이어도 문제의 해법은 군사적 대응보다는 능동적인 협상을 통해 EEZ 합의에 도달하는 것에 두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나 난사 군도에 대한 배타적인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이어도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는 점은 희망의 근거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2012년 3월 12일 이어도는 “중국과 한국의 EEZ이 중첩되는 지역”이라며 “쌍방이 담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명박-후진타오도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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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해볼 만한 타협책으로는 중국으로부터 한국의 EEZ에 이어도가 포함되는 것을 동의받는 대신에, 한-중 양국, 혹은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조사·개발하는 방안에 합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양국이 EEZ에 합의하지 않는 한, 어떤 나라도 이어도 인근의 해저 자원을 손에 넣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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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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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해결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백지화함으로써 중국의 전략적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어도를 지킬 수 있는 힘, 그건 제주해군기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외교력에 있기 때문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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